같이 보고 싶은 책 찾기/나폴레옹의 단추

2. 비타민 C

parkindresden 2025. 4. 1. 00:28

Vitamin은 vital(necessity, 필수)과 amine(질소를 포함한 유기화합물)의 합성어로, C는 단순히 세  번째로 확인된 vitamin이란 뜻이야.

비타민 C는 인체의 조직을 연결하는 콜라겐(collagen) 생성에 꼭 필요하고, 임산부나 노년층이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아직도 인체에서 비타민 C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파악 되지 않았어. 심지어 감기 예방 효과가 있는지 조차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타민 C와 연관된 40여 개의 질병을 보면 왜 ‘youth in a bottle’이라고 불리는지 알겠어. RDA(Recommended Daily Amount, 일일 권장 섭취량)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150mg 정도가 포화량이며, 초과량은 신장에서 조용히 배출되니 많이 먹어도 나쁠건 없어. 일반적으로 값비싼 자연산이 좋을 것 같지만, 사실 인공산과의 차이가 없다네.

비타민 C의 주요 상업적 용도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식품 보존제였어. 음식을 공기 중에 오래 놓아두면 색이 변하고 신맛이 나는 것은 공기 중의 산소와 음식물에 있는 효소가 화학적으로 산화 반응을 하기 때문인데, 음식물을 포장할 때 비타민 C를 첨가하면 음식물보다 먼저 산화하여 음식물의 신선도를 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지. 

‘식품보존제 무첨가(Preservation Free)’라고 비싸게 팔지만, 보존제로 비타민 C를 사용했다면 별다른 위험은 없어. 항산화뿐만 아니라, 해로운 미생물이 만드는 치명적인 botulinum toxin A와 같은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 처리나 열 처리를 통해 미생물을 제거하는 식품 보존 처리가 꼭 필요해. 

 

괴혈병(scurvy)은 비타민 C가 부족하면 걸리는 병이야.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간에서 포도당을 사용해 비타민 C를 만들어내지만,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와 몇몇 동물은 진화 과정에서 비타민 C를 만드는데 필요한 gluconolactone oxidase라는 효소(enzyme)를 잃어버려 직접 합성하지 못하고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해.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에서 충분한 양의 비타민 C 섭취할 수 있어 굳이 몸에서 만들 필요가 없으니까, 아예 유전자에 저장되어 있던 효소를 만드는 레시피가 지워졌어. 하지만 14세기 '대항해 시대'가 열리고, 범선을 이용해 몇 개월간 보급 없이 항해하기 시작하면서 괴혈병이 알려지기 시작했어.

  

 

노를 저어 항해하는 바이킹이나 로마 시대의 배는 해안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늘 신선한 음식을 보급할 수 있었어. 하지만, ‘대항해 시대’의 배는 바람을 이용한 범선으로 대양을 건너며, 한 번 출항하면 몇 개월 동안 육지를 구경도 못하고 바다에 갇혀 있어야 했어. 게다가 배에 실을 수 있는 무게는 제한돼 있어, 향신료 등 상업 가치가 높은 물자를 더 많이 싣고 싶은 욕심에 선원들을 위한 보급품은 최소화 했지. 또한, 목재선의 특성상 높은 습도로 곰팡이가 많았고, 기후가 좋지 않으면 화재 위험 때문에 장시간 불을 피울 수 없어 조리가 불가능했어. 결국 선원들은 주로 비타민 C가 없는 장기 보관 가능한 건빵과 소금에 절여 말린 고기를 먹었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오랫동안 섭취할 수 없어 당시에는 원인도 몰랐을 괴혈병에 시달렸어. 마젤란은 1519-1522년 지구 일주를 하는 동안 90%이상의 선원을 괴혈병으로 잃었데.

일찍부터 경험적으로 괴혈병이 레몬주스 등을 통해 방지되고 치유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었고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어. 선원이야 구하면 됐지만 배와 교역 물자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18세기 중엽, 하와이 발견 등 항해 업적을 남긴 영국의 Cook 선장의 경우, 주기적으로 배를 청소하고 절인서양김치(sauerkraut) 같은 장기 보관 가능한 발효된 야채 등을 보급품에 추가해 괴혈병을 방지하기도 했지만 사람의 생명이나 인권보다 경제적 이익이 앞선 시대였고, 가난한 선원들이 야채보다는 절인 고기를 선호하는 것도 일조를 했지. 상대적으로 다양한 식재료을 섭취하던 장교들과 부유층에서는 괴혈병 사망이 거의 없었다네. 

앞에서 소개한 Rober Scott의 남극탐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주석에 추가해, 괴혈병도 또 다른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성공한 아문센이 신선한 바다사자와 개고기를 섭취한 반면, Scott의 원정대는 비타민 C 부족으로 괴혈병에 고생했을 거라고 해. 

 

비타민 C도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Glucose)으로 부터 만들어져. 포도당이 다섯 단계의 효소 변환 과정을 거쳐 비타민 C로 바뀌는데, 우리 몸에는 마지막 단계의 효소가 없어 비타민 C를 만들지 못해. 미래의 언젠가 유전자 복구가 가능할지도…